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맛집 소개 - 삿포로 동구리 빵집 (메론빵, 오니기리, 오도오리점)

by eblee90 2026. 2. 26.

삿포로 여행 중 현지인들이 줄 서서 먹는다는 빵집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섰습니다. 오도오리역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동구리 빵집, 일명 '삿포로의 성심당'이라 불리는 곳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평소에도 주변 사람들이 인정하는 빵순이인데요, 쉬는 날이면 간식으로 빵 2~3개를 먹을 정도로 빵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번 삿포로 여행에서 이곳만큼은 꼭 가봐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삿포로 동구리 빵집
삿포로 동구리 빵집 (출처: 본인)

 

오픈런 필요 없는 회전율, 동구리의 첫인상

동구리 빵집은 르 트로와(Le Trois) 백화점 1층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매장 규모는 36석 규모의 카페 공간까지 갖춘 제법 큰 베이커리입니다. 제가 방문한 시간은 오픈 시각인 오전 10시 정확히 맞춰서였는데, 예상대로 입구 앞에는 이미 10명 정도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생각보다 웨이팅 시간이 길지 않았습니다. 매장 내부가 넓고 계산대가 2곳으로 나뉘어 있어서 고객 회전율(turnover rate)이 상당히 빠른 편이었거든요. 여기서 회전율이란 일정 시간 동안 몇 명의 고객을 처리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제 체감상 오픈 후 20분 정도 지나자 매장 안이 한산해지기 시작했고, 30분쯤 지나니 대기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굳이 오픈런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게 제 솔직한 생각입니다. 오전 10시 30분~11시 사이에 방문하시면 대기 없이 편하게 쇼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일본 현지 베이커리 업계에서는 이런 방식을 '스무스 플로우 시스템'이라고 부르는데, 고객이 매장 안에서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하면서도 충분히 구경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동선을 설계한 것입니다(출처: 일본상업시설협회).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저를 사로잡은 건 진열대 가득 쌓인 빵들이었습니다. 갓 구운 빵 특유의 고소한 향과 버터 향이 뒤섞여 나오는데, 그 순간 '아, 여기 제대로 왔구나' 싶었습니다. 진열대는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식사빵 코너, 디저트빵 코너, 그리고 오니기리와 반찬류 코너였습니다.

메론빵의 충격, 소금빵의 실망

저는 고민 끝에 세 가지를 골랐습니다. 홋카이도산 소금을 사용했다는 소금빵, 동구리의 시그니처 메뉴라는 메론빵, 그리고 옥수수가 통째로 박혀 있는 옥수수빵이었습니다. 여기에 아메리카노 한 잔을 추가해 계산을 마치고, 매장 옆 카페 공간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먼저 옥수수빵부터 한 입 베어 물었는데, 우리가 아는 그 맛이었습니다. 한국 베이커리에서 파는 옥수수빵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빵 위에 마요네즈 소스와 옥수수 알갱이가 듬뿍 올라가 있고, 빵 자체는 부드러운 식빵 베이스였습니다. 나쁘지 않았지만 특별함은 없었습니다.

다음은 홋카이도 한정이라던 소금빵 차례였습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소금빵이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질감을 가진 빵으로, 표면에 암염(rock salt)을 뿌려 짭조름한 맛을 내는 게 특징입니다. 프랑스 전통 제빵 기법 중 하나인 '비엔누아즈리(viennoiserie)' 계열에 속하는데, 버터를 여러 번 접어 넣어 층을 만드는 크로와상과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출처: 일본제빵협회).

그런데 동구리의 소금빵은 제가 평소 좋아하던 베통 베이커리의 소금빵에 비해 버터 향이 약하고 겉면의 바삭함도 덜했습니다. 물론 맛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홋카이도 한정'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평범했어요.

그런데 마지막 순서였던 메론빵을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제 표정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메론빵 위에 올려진 얇고 바삭한 쿠키 크러스트(cookie crust)가 입 안에서 바스락거리는데, 이 식감이 한국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여기서 쿠키 크러스트란 메론빵 겉면을 덮고 있는 설탕과 밀가루를 섞어 구운 바삭한 껍질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한국 베이커리의 메론빵은 크러스트가 두껍고 쫀득한 편인데, 동구리의 메론빵은 크러스트가 종이처럼 얇으면서도 설탕 결정이 살아있어 씹을 때마다 '사각사각' 소리가 났습니다. 안쪽 빵은 우유 버터 반죽으로 부드러웠고, 크러스트의 바삭함과 반죽의 부드러움이 완벽한 대비를 이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동구리를 다시 방문한다면 메론빵만 열 개 사 가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동구리의 메론빵이 이렇게 특별한 이유는 제빵 과정에서 '이중 발효(double fermentation)' 기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중 발효란 반죽을 한 번 발효시킨 뒤 성형하고, 다시 한 번 발효시켜 빵 내부의 기공을 더욱 촘촘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 덕분에 빵 자체의 식감이 훨씬 가볍고 부드러워진다고 하네요.

놓친 오니기리, 다음을 기약하며

매장을 나오면서 아쉬웠던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오니기리를 못 먹어본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동구리가 오니기리도 판다는 걸 방문 직전까지 몰랐거든요. 계산대 옆 진열장에 오니기리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 걸 보고서야 '아, 여기 오니기리도 유명하구나' 싶었습니다.

동구리의 오니기리는 일반 편의점 오니기리와 달리 홋카이도산 유메피리카(Yumepirika) 쌀로 만든다고 합니다. 유메피리카는 홋카이도에서 개발한 프리미엄 품종으로, 찰기와 단맛이 강해 일본 내에서도 고급 쌀로 인정받습니다. (출처: 홋카이도농업연구센터). 연어, 참치마요, 명란 등 다양한 속재료를 선택할 수 있고, 가격도 200~300엔 정도로 부담 없는 편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미 빵 세 개를 먹은 상태라 배가 불러서 오니기리까지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하나 사서 숙소로 가져갔어야 했는데, 그때는 그런 생각을 못했네요. 다음에 삿포로를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메론빵과 오니기리를 중심으로 장바구니를 채울 계획입니다.

동구리는 평일 기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하는데, 2024년 11월 30일부터 2025년 1월 31일까지는 동절기 단축 영업으로 오후 8시에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방문 전에 영업시간을 한 번 더 확인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결제는 신용카드, 교통카드(Suica 등), QR코드 결제(PayPay, 라쿠텐페이 등) 모두 가능합니다. 현금 없이 카드만 챙겨 가도 전혀 문제없었습니다. 매장 내 카페 공간은 36석 규모로, 점심시간대나 주말 오후에는 좌석이 금방 찬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삿포로 여행 중 가볍게 들러 빵 한두 개 사 먹기 좋은 곳입니다. 특히 메론빵은 꼭 먹어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일본 여러 도시를 다녀봤지만, 동구리 메론빵만큼 크러스트가 얇고 바삭한 메론빵은 처음이었습니다. 오도리역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실 계획이라면, 동구리 빵집에 한 번쯤 들러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참고: https://tabelog.com/kr/hokkaido/A0101/A010102/1050116/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eblee의 맛따라멋따라